제목 : 중국여행 5박6일 그 1일차 등록일 : 2005-09-01    조회: 718
작성자 : 박용운 첨부파일:
용훈이와 용운이의 5박6일 듕국 여행기


방귀가 잦으마 설사가 나온다 캤든가???
지난 산행때 용훈이와 중국여행 어쩌고 하다가 술김(?)에 나도 우리 마눌하고 알라(실제는 내보다 더 키가 큰 놈) 델꼬 같이 가까? 했더니 용훈이가 그카자꼬 정색을 하데. 결국 마눌하고 알라는 안간다 해가 그까이꺼 머, 용훈이와 용운이 둘이서만 중국으로 떠나기로 수속을 마쳤다. 출발 하루전날인 8월 16일 밤, 노춘식 동기 상가(喪家)에서 만나 최종적으로 입을 맞추고서 설레는 마음으로 각자 집으로……

8.17. 13:00. 동인천역!
여행가방을 돌돌돌 끌고 출구를 막 빠져나가는데 용훈이가 등뒤에서 반갑게 어깨를 친다. 어제 밤에 보고서도 무에 그리 반갑다고 악수를 하고서는 점심 먹거리를 찾아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결국 해장국 비스무리한 등촌 칼국수집으로 들어가 맥주 한잔 원샷,
얼큰한 국물로 속풀이. 그런데 커피 자판기는 고장, 배추김치는 아웃.
이거, 영 메이커 없는 등촌 칼국수집에서 사기(?)당한 거 아잉가???

서림서점 앞에서 연안부두 행 24번 버스에 몸을 싣고 차창 밖을 바라보니 배를 타기도 전에 마음이 설레는 것은 정녕 자유 본능 때문일까??? 핸드 폰도 없겠다, 6일간은 휴가겠다, 만사 O.K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방감!!!
그런데 앞에 앉은 젊은 남녀가 무언가 자꾸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가 했더니 아마도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잘못 탔던 모양이라.
기사 아저씨는 핸드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해쌌더니 차를 멈추고 그 남녀들을 내리라고 하면서, 곧 차가 오는데 그 쪽 기사에게 얘기를 해놨으니 차비를 내지 말라꼬 친절하게 일러 준다.
아!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에 한국은 아직까지 살만한 세상이다!
여행사 직원과 접선하고 딸라를 쪼매 바꾸고 어쩌고 하면서 승선을 하니 어느덧 16:30분.
갑판 위에 올라가 괜시리 이것 저것을 살펴 본다. 몇일마 있으마 올 사람이 머 볼끼 있다고, 횟집도 슈퍼도 여관도 배 위에서 바라보는 기분은 남다른 것은 왜일까???

17:45분.
뱃고동을 길게 울리면서 크지만 낡아빠진
동방명주(東方明珠, ORIENTAL PEARL)號가 서서히 움직인다.
드디어 듕국으로 간다, 훈이와 운이가!!!
멀리서 갈매기떼들이 몰려들어 떠나는 배를 환송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누군가가 새우깡을 던져주고 갈매기들은 차례로 먹이를 받아 먹는다.
역시 생존경쟁인가, 거기에도 눈치 빠르고 잽싸게 가로채서 먹는 놈이 있는가 하면 위에서 어영부영 날기만 할 뿐, 지 먹이를 챙기지도 못하는 놈들도 꽤나 많다.
눈치가 빨라야 절에서도 새우젓 얻어 묵는다 카든데, 빙시 같이……
그런데 우리 인간이 새우깡으로 길들인 갈매기들은 야성을 잊어 버려 지 혼자서는 물고기를 못 잡아 묵는다 하니 이 또한 자연의 먹이사슬 관련 질서를 인간이 파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드라.

선수(船首)를 서서히 서쪽으로 TURN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뱃길을 바로 잡고서 곧장 지가 갈 길을 나아간다.
야트막한 산과 잔잔한 바다와 물을 박차고 나아가는 배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저 멀리에는 서해대교가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사를 한눈에 짐작케 하려는 듯이 우뚝이 서있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절로 콧노래가 흥얼흥얼, 아!!! 아름다운 바다여, 내게로 와서 내품에 안겨다오.

19:15분.
쪼매 전까지 붉게 타오르던 태양이 어느새 사라져 버렸는지, 하늘에는 뭉게 뭉게 새털 구름 몇 조각과 암흑을 비집고 불그스레한 태양의 잔상만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늘아래에는 이름 모를 육지가 송전탑을 부둥켜 안고서 이 곳은 문명이 있는 곳임을 알리고,
서쪽으로 지는 해를 배경으로 지나가는 쪽배 한 척이 외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해가 질 무렵의 도시 풍경도 이처럼 항상 외로움을 주던데,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석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팍팍팍!!!

선내(船內) 식당의 규정을 어기고 새끼소주 2빙을 반주 삼아 이번 여행의 제1식을 마치고서 갑판으로 올라서니 조금 전까지 태양 대문에 수줍어서 바다 속에 숨어 있던 달님이 어느새 나와 우아하고 은은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4/5만월!!! 그렇지 곧 음력 보름이 오지.
달의 아름다움을 시샘이라도 하는 걸까???
마른 하늘에 번개가 번뜩이고 군데 군데 사람들이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니 선상(船上)은 어느새 축제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비록 타이타닉호처럼 호화로운 배는 아니지만 역시 배를 이용한 여행이 비행기 보다는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맞는 것 같다.
해풍(海風)에 온 몸이 끈적여도 기분은 점점 UP 되어 가고 있었고 용훈이와 단 둘이서 면세품 죽엽청주(竹葉淸酒) 한잔을 나누는 것 또한 얼마나 운치 있는 일인가!!!

옆에는 핫 팬티 차림의 아가씨들이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연신 깔깔 거리고 떠드는데, 비록 얼굴은 빌로라도 매끈하고 하얀 다리는 억수로 이쁘드라 카마 내가 치한인 것일까???
더구나 우리 친구 성근이가 좋아하는 스타일, 뭔지 아나???
궁디(히프) 크다탄 거 있잖아!!!
돈 안들이는 눈요기를 학창시절 컨닝 하듯이 쪼매 즐기고 나니
어느새 시간은 22:50분.

자, 또 내일의 여행을 위해서 슬슬 잠을 자러 가 볼까나.
한줄에 여덟명인가 자는 단체실에 들어가 몸을 누이자 마자 바로 잠에 푹 빠졌는지, 용훈이가 흔들어 깨워서 눈을 번쩍 뜨니 벌써 날이 밝았네 그려. 아! 이래서 첫날밤(?)은 정신없이 보낸다 카는구나.
사전에 연습하면 절대로 안 되니까!!! 특히 여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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